기획자의 습관
제목: 기획자의 습관
작가: 최장순
출판사: 홍익출판사
초판발행일: 2018년 05월 08일
독서일: 2025년 04월 24일
- 기획은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공식이 아니라, 일상을 관통하는 습관이다.
- 대부분의 경우 계획은 실천되지 않는다. 현실은 시시각각 움직이고 변화하는 데 반해, 계획은 ‘고정된’ 채 머물러 있는 탓이다. (…) 그래서인지, 새로운 계획을 찾아 헤매는 ‘기획’의 과정을 다룬 책들이 시중에 적지 않다. 대부분 기획서를 만드는 절차와 공식, 방법론에 관한 것이다. (…) 하지만 기획은 기획서가 아니다.
- 일상을 재발견하고 디자인하는 데 매번 절차나 공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모든 방법론은 하나의 도구일 뿐, 더욱 중요한 것은 ‘일상의 의미를 파헤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그러한 일상의 노력을 통해 우리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의 흔적이 새겨지고, 이는 탄탄한 기획력의 원천이 된다.
- 정리력
-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아무리 멋진 회의를 해도, 그 내용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모두 허사다. 그저 많이 공부했을 뿐 무언가 정신의 산출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 주고받는 말들과 문서에 담긴 정보에는 Hierarchy가 있다. 정보들은 각자 다른 중요도와 맥락을 가지며, 각 정보가 가리키는 방향은 다르다. 그래서 모든 정보를 동등하게 취급할 수 없다. 특정한 관점으로 정리해야만 한다. 그 관점에 따라서 어떤 정보는 누락시키고, 어떠한 정보는 실제 언급된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부각되기 도 한다.
- 방대한 양의 정보 → 부분적인 인사이트 추출 → 기획의 방향을 세움 → 공유 → 더 나은 기획을 위한 토론
- 정리의 시작은 기록이다.
- 컨택 브리프 Contact Brief - 그날 논의의 참여자, 일시 및 장소, 논의 주제 및 내용, 추가 발전 및 기획 사항, 향후 일정 등의 기록
- 기획을 전개하기 위한 방향 설정
- 기획 외적인 장애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한 단서 제공
- 기획 과정에서의 정보 책임 명시 - 중요한 코멘트를 누가 한 말인지
- 정기 미팅 - 일정한 형식과 대화 주도자(책임자)가 정해져 있음 ⇒ 전 팀원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 기록과 상황 관찰에 힘써야 한다
- 브레인스토밍 회의 - 아이디어 확장을 위해 모두가 대화에 참여해 민주적인 토론을 하는 것이 나음(회의가 산으로 가고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음)
- 크리에이티브 브리프 Creative Brief
- 광고대행사들이 오래전부터 사용해오던 정리습관 중 하나
- 기획에 대한 업무 시방서(일정한 순서를 적은 설명서)
- 사전 미팅, 스터디, 기획을 통해 작성한다
- 기획의 사전 단계에 작성되어야 하며, 기획 방향을 좌우한다
- 디렉터의 기획 방향을 표기하며, 이 방향을 실천하기 위한 부서별 업무 역할 및 책임을 명기한다
- 정리를 잘하려면, 정보를 생산하는 순간부터 정리를 염두에 두고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
- 사소한 것들부터 체계화되지 않으면, 정보를 찾는 데 드는 시간이 늘어나, 결국 그 사소한 시간 낭비 때문에 기획을 위한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 시간을 관리하려면, 정보를 잘 정리해야 한다.
- 공부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대화로 그 책과 사람을 읽으며, 마침내 이에 대한 글을 쓰고, 논함으로 완성’되는 것 같다.
- 좋은 책은 일단 사둔다. 사두자!!
- 기획은 목적 달성을 위한 행동 설계다. 그 설계가 생각의 힘에서 비롯된다면, 대화 없는 생각은 없으므로 기획은 결국, 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 말을 잘하는 사람은 그저 ‘달변가’인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잘 듣고 헤아려 그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경청의 달인’이라는 것
- (기획자에게) 대화는 ‘더 나은 이해를 위한 것’이지, 내 입장을 관철시켜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 말에만 현혹될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의 전체적 모습을 봐야할 때가 있다 → 상대의 말을 기록할 때, 중요하거나 특이한 말이라 판단되면, 그 말을 할 때의 표정이나 상태를 함께 적어둔다
- 적극적으로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표현하고, 반복적으로 그 지식을 활용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입 밖으로 꺼내라
- 전문가가 되려면 단지 많이 읽고 들어본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들어서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기획자의 자질은 자기 관점과 자기 목소리로 무언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기획의 절반은 ‘학습’이지만, 학습을 완성시키고 오래 유지시키는 또 다른 절반은 ‘표현’이다.
- Immanuel Kant -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Gedanken ohne Inhalt sind leer, Anschauungen ohne Begriffe sind blind)
- 내용 없는 사유(합리주의) vs 개념 없는 직관(경험주의)
- 자기가 하는 일 자체에 ‘왜’를 질문하는 것은 자기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과 같다.
- (모두)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what인지 알고 있다.
- (몇몇) 자기들이 어떻게how 일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그들을 경쟁사들과 다르게, 특별하게 만든다
- (소수) 자기들이 왜why 그 일을 하는지 아는 것은 목적이자, 원인이자, 신념을 아는 것이다
- ‘왜’에 대한 대답은 오랜 지속가능성을 위한 일종의 철학적 태도이다
- 기획의 궁극적 목표는 더 나은 공동체, 더 나은 세계를 향해야 한다
- 게으름은 ‘새로운 관점의 포기’이다
- 기획자의 생각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이어야 한다. See the unseen
개인적인 서평
"기획은 기획서가 아니다."
기획자에게, 그리고 기획자는 아니지만 삶의 주체인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일상의 의미를 파헤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기획자 취준생으로서, 어떠한 객관적 증거를 들어서 나의 능력을 증명해낼까,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툴, 내가 해온 프로젝트들을 그저 컴퓨터의 부속품마냥 '스펙'으로 취급하며 이들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을까. 방법론에 집착하던 나의 뇌에 자유를 줬다. 정서법보다 맥락에 집중한 적절한 단어 사용과 그에 대한 설명이 술술 읽어내리기에 개인적으로 딱 좋은 온도였다.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부분들..
읽는 내내 작가님의 인문학적, 철학적 인사이트가 정말 놀랍고 부러웠다.
자기 자신의 일상적 습관을 이렇게 다양한 학자와 도서의 문구를 인용해서 풀어낼 수 있는 메타인지도 부러웠다.
나는 아직 '낙타'와 같은 정신 단계(책에서 인용된 니체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정신 단계 변화 중 1단계)를 가지고 있지만, 글을 읽고 나 자신에 대입해볼 수는 있었다.
나는 과연 그런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하고 있지?
책에 쓰여있는 '기획자의 습관'을 대게 일상적으로 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간혹, 해내지 않고 있으며, 그럴 수 있는지 몰랐는데 체화하고 싶은 부분이 보이면 메모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내 삶의 주체자로서 기획은 충실히, 나만의 영도(0℃)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취준생인 나는, '내가 직업인으로서의 기획자로도 충분한 능력과 매력이 있을까'가 가장 큰 문제이자 관심사이다.
기대되고, 설레고, 궁금하고, 해내고 싶다.
사실 이 책은 2019년 초..에 구매했다.
서울의 작은 동네 책방에 나들이를 갔다가, 수많은 책 중에 내 시선을 사로잡아 '일단 사놓은' 책이었다. 그때에도 나는 '기획'에 관심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데 그때는, 내가 가진 기획에 대한 습관과 능력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항상 "왜?"를 질문하는 것은
내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이고,
나 혼자보다, '우리'가 된 팀 단위의 치열한 고민을 선호했던 것은
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치우친 나를 보완해서 성장해나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기획력은 어디서 오는가에 대해서도 알게되었지만,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